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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탈옥 908일 만에 신창원이 붙잡힌다.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의 2년 6개월의 탈주기.

 

부산 교도소는 감시가 삼엄해서 교도소가 생긴 이래 탈옥이 단 한건도 없었는데 감시망을 뚫고 신창원이 달아난다. 그는 89년 강도치사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후 94년 11월 이 곳으로 이송돼 형을 살고 있었다.

오랜 기간 탈옥을 준비했던 신창원은 화장실 환풍구의 쇠창살을 쇠톱으로 잘라 탈출했다. 그리고 살금살금 다가간 교도소 외벽. 그곳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가 고장나 있다는 것을 그는 미리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담벼락 앞에서 그는 땅을 파기 시작했다. 보통 감시할 때는 담 위로 넘어가는 것만 주의할 뿐 담 아래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계산한 것이었는데 잘라낸 쇠창살을 연장으로 썼다.

그리고 마침내 흙투성이 속옷을 벗어던지고 달아난 것이다. 탈옥 직후 신창원은 교도소 부근의 한 농가로 숨어들었다. 그는 귀중품은 손대지 않고 옷가지만 훔쳐 달아난다. 그 후 지인이 있는 서울로 도주한다.

 

그의 탈옥에 대한 갈망을 부추긴 사건. 88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던 지강헌일파의 탈주 사건이다. 그 때 살아남았던 강형일이 신창원과 같은 방을 쓰고 있었던 것.


그는 자신의 수기에서 교도관들의 가혹행위를 언급했는데, 그리고 그 때문에 탈옥할 수 밖에 없었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신창원에게는 그보다 더 큰 탈옥 이유가 따로 있었는데, 자신을 신고했던 사람이 면회를 와서 동거했던 사랑하는 아가씨를 588(청량리 사창가)에 집어넣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신창원은 전국을 무대로 도주생활을 펼친다.

1997년 2월, 충청남도 천안의 한 다방에서 그는 한 종업원을 지목한다. 탈옥 후, 신창원의 첫 여인이 된 전씨. 그 후, 전씨와 동거했고 아무도 그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창원의 정체를 의심한 한 사람이 있었으니..

 


여름에 긴 팔을 입는다던가, 양복을 재킷 없이 다니고 돈 씀씀이도 좀 큰 그의 모습을 수상히 여긴 세차장 주인이 그를 경찰에 있는 친구에게 귀뜸해준다. 10월 8일 오전에 연락을 받은 그 경찰은 신창원을 쫓아갔는데 그만 놓치고 만다. 그의 걸음이 워낙 빨랐다고 경찰은 증언한다. 

 

그를 놓친 지점을 중심으로 잠복수사에 들어가고.. 그리고 며칠 후 그 남자가 사진관에 다녀간 사실을 알아내고 그 곳 휴지통을 모두 뒤졌다. 그리고 신창원의 사진과 신원을 확보한다. 그 날부터 원경장은 퇴근하면 바로 신창원이 숨어있는 동거녀의 집으로 향했다. 보통 새벽 2~3시까지 잠복하길 여러 번(신창원을 놓친 것에 대한 부담이었을까) 그러다 신창원이 외출했다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깜깜한 복도에서 운명적인 첫 대면이 이루어진다. 그 순간 원경장은 신창원의 얼굴 정면에 가스총을 발사했는데, 놀랍게도 가스총을 맞고도 신창원은 그대로 마을 뒤로 달아난다. 후에 신창원은 수기에서 그 때 오른쪽 눈밑에 오랫동안 흉터가 남을만큼 상처를 입었고 정신을 잃을 만큼 충격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 후, 신창원은 경찰의 추적을 무려 6번이나 따돌렸고, 그의 이름은 전국에 알려지게 된다.

 

 

그 후 평택으로 도피 신창원. 그에게는 또 다시 몸을 숨길 장소가 필요했는데, 그래서 두 번째 여자 강씨를 만나게 된다. 그녀를 만난 지 이틀째부터 동거를 시작한 신창원은 그녀와 함께 살며 반지까지 주고받았지만 강씨는 신창원의 정체를 몰랐다고 한다. 거의 두 달을 살았는지 같이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고.. 그는 출장을 핑계로 도둑질을 하고 있었다. 강씨와 신창원은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도 했는데..

신창원의 일기에 자주 등장하는 강씨는 그의 아기를 가졌지만, 결국 낙태하고 만다. 하지만 그녀도 첫 번째 동거녀처럼 자신만이 그의 사랑이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신창원의 구속과 함께 끝난 그녀들의 사랑.

 

신창원의 성장 과정은 어땠을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3학년때부터 신창원은 변하기 시작한다. 학창시절 결석을 밥먹듯이 한 그는 처음으로 경찰서에 끌려가는 일을 저지르게 되는데 서리를 하던 아들을 버릇을 고친다고 아버지가 직접 끌고 경찰서로 데려온 것이다. 그 때 아버지의 손이 이끌려 처음 경찰서에 갔을 때는 훈방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14살 되던 해 그는 자신의 전과기록을 만들기 시작한다. 83년 3월 또래 8명과 함께 절도죄로 잡힌 것.

 

신창원 검거 당시 일부 사람들은 신창원을 다른 범죄자들과는 달리 뭔가 이유가 있는 그런 범죄자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전국을 강타한 신창원 신드롬. 사람들은 왜 신창원에 열광했을까? 한 사회학 박사는 IMF 당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신창원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지배적인 권력들에게 저항하는 듯한 느낌으로 사람들 마음속에 억눌려졌던 힘듦이나 갈등을 대리적으로 풀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창원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로 강도치사사건의 피해자 가족이었다. 유가족들은 강도사건 당시 피해자의 머리를 칼로 찔렀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었다. 신창원은 단지 죄에 대한 댓가를 치루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신창원은 재검거 이후 징역 22년 6개월이 추가된다. 

20세기 말,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그는 더 이상 탈옥시도를 하지 않았고 20년째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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