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캣

[그것이 알고 싶다] 허은정 납치 살인 사건


비극과 함께 감춰뒀던 그 날의 기억


그것이 알고싶다 1134회(2018년 8월 18일 방송)

 

 


2008년 5월 30일 대구 달성군


이웃집 문을 다급히 두드린 한 여자아이
길 건너 빨간 대문 집에서 할아버지 언니와 셋이서 살고 있는 열 살 수정이었습니다.

발견된 할아버지는 무자비한 폭행으로 정신을 잃은 상태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할아버지를 폭행한 뒤, 이불을 반듯하게 덮어놓고 달아났다는 괴한
괴한이 저지른 끔찍한 범행은 할아버지 폭행만이 아니었습니다.
옆 방에서 들려온 할아버지의 신음소리에 방을 나섰던 첫째 손녀가 괴한과 함께 사라져 버린 겁니다.

실종 당시 키 158cm로 또래에 비해 덩치가 컸다는 첫째 소녀는 열 두 살 허은정 양


허 양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를 했지만
사건 발생 13일 후, 빨간 대문 집에서 1km 떨어진 마을 뒷산에서 사건 당일 허 양이 입고 나갔던
흰 색 티셔츠와 청바지, 속옷이 발견된 겁니다. 그리고 30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허 양의 시신


빨간 대문 집을 나선 뒤 허 양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검 결과 발견된 수많은 폭행의 흔적


단단한 흉기로 수 차례 맞아 죽음에 이르렀다는 허 양은 코뼈와 광대뼈가 조각나 주저앉고  턱뼈도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너무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을 허 양.
겨우 열 두 살의 허 양을 이토록 무자비하게 때려 숨지게 한 이는 대체 누구였을까?

당시 현장에 함께였던 할아버지는 범인을 알고 있었을까?



그런데ㅡ


분명 아는 사람이 허 양을 데려갔다는 할아버지의 진술이 바뀐 겁니다.

범인에 대해 입을 닫은 할아버지

때문에 당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의 침묵을 두고 무수히 많은 추측이 새어나왔다고 합니다.
폭행을 당했는데 무서워서 입을 열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할아버지가 범인을 알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혹시 할아버지가 범인을 숨겨주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이 후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미궁에 빠진 범인의 정체
게다가 당시 현장이 재개발돼 답보상태에 빠진 사건


유일한 목격자가 할아버지하고 은정인데 두 사람 다 사망했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당시 대구 달성경찰서의 수사과장.

그런데 그 날, 사건 현장에 있었던 또 한 사람
둘째 손녀 수정씨였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인 5월 29일 밤,
수정씨는 곁에서 먼저 잠든 언니가 깰까봐 TV소리를 줄이고 만화영화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잠을 자던 중에 강아지 짖는 소리에 한 번 깼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 뒤 들려오는 소리는 더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탁탁 소리가 나고 할아버지가 앓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었다는 수정씨.

 


언니가 나간 후에도 한 동안 이불 속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던 그녀

 

언니가 아저씨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아저씨는 '까불지마라. 가만히 있어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요.

마루로 나와 피투성이가 된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언니는 이미 집 안 어디에도 없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허 양과 범인의 대화 속에는 보다 더 많은 단서가 숨어있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할아버지를 노리고 이 집을 찾았을 범인.
그는 대체 누구일까?


범인에 대한 또 다른 단서

바로, 할아버지와 허 양에게 가해진 폭행의 방식입니다.
전문가들은 허 양이 작은 망치나 파이프와 같은 단단하고 휴대가 가능한 흉기에 맞아 사망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반면 할아버지가 폭행당한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빨간 대문집을 찾았던 범인은 두 명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겁니다. 

 

범인의 왜 허 양의 집을 범행장소로 삼았을까?
사망하기 전 여섯 차례의 경찰 조사를 받았던 할아버지
폭행 이유는 모르겠지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했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진술은 사실일까?
당시 온 동네가 알 정도로 가난했다는 허 양의 집


정말 할아버지는 범인의 정체를 몰랐을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의심스러운 점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 입니다. 그 날 허 양이 범인이 시키는대로 산까지 걸어올라갔거나
혹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범인에게 업혀갔거나

 


그런데 이 길은 혼자 걷기에도 만만치 않습니다.
집에서 시신 발견 지점까지는 성인 걸음으로 25분 정도의 거리.
허 양을 업거나 안고 산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허 양의 행적에 대한 또 다른 단서 '버려진 허 양의 옷'

발견된 허 양의 옷에는 혈흔이 전혀 묻어있지 않았다.


범인은 허 양 스스로 이 길을 걸어가게 한 뒤, 정상이 가까워지자, 허 양에게 옷을 벗을 것을 강요하고 흉기로 수 차례 때려 숨지게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날은 밝아오고 허 양의 시신을 절벽아래에 떨어뜨려 유기한 범인은 곳곳에 옷가지를 버리면서 산을 빠져나갔을 거라는게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아마도 범인의 몸에도 혈흔이 묻었을 상황, 그들은 어떻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마을로 내려갈 수 있었던 걸까?


허 양의 집을 잘 알며 시신을 유기한 뒷 산의 지리에도 밝았을 범인.
당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한 경찰
빨간 대문 집에서 키우던 개 복실이까지 동원된 수사
경찰에서는 마을 주민 151명의 DNA를 분석, 대조하고 주요 용의자들의 차량 및 옷과 신발도 감정했지만 범인을 지목할 단서는 없었다고 합니다.

미궁에 빠진 사건에 나타난 새로운 단서

2008년 5월 30일
AM 04:00 사건 발생 10분 전

 

 


그 날 수상한 사람을 봤다는 목격자


"용리 도로변을 지나다가 남의 집을 넘겨다보는 남자를 목격한 사실이 있는데 야간에 깜깜한데 사람이 있어서 제가 '뭐지, 무섭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범행 시각 직전 목격자가 본 '스포츠머리의 남자'
경찰은 목격자와 당시 입원중이었던 할아버지의 증언을 토대로 몽타주를 만듭니다.

이 사람이 바로 할아버지를 폭행하고 허 양을 살해한 범인인걸까?


그런데 마을에는 몽타주와 닮은 사람이 있었다.
시장에 있는 생선가게의 운전기사였던 최씨.
그의 딸은 허 양 자매와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그는 새벽 두 시 반에서 네 시반 경 마산에 가서 생선을 구입했을 겁니다. 

하지만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있었던 용의자

전날인 5월 29일 장사가 안되어 물건이 너무 많이 남아 마산으로 물건을 구입하러 갈 필요가 없어서 6시 30분 경에 곧바로 현풍시장으로 가기로 된 것입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시각에는 잠을 자고 있었다는 최 씨

그런데 할아버지의 진술 중 발견한 주목할 만한 내용
범인에 대해 번복하던 할아버지의 증언 속 에도 여러 번 겹치는 내용입니다.

바로 생선장사를 할 때에 시장에서 본 스포츠형 머리의 남자


지금까지의 단서로 그려본 범인의 얼굴은 이렇습니다.

 

  • 할아버지에게 원한이 있었을 범인
  • 시장에서 일하는 스포츠머리의 남자
  • 마을 지리에 익숙한 사람
  • 폭력 전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음
  • 이미 조사받은 151명 중 범인이 있을 가능성

그리고 허 양에게 남은 범인에 대한 마지막 단서

 

다른 사람의 모발 1점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된 것.


그래서 여전히 2008년 5월 30일 새벽 4시 10분 그 날의 사건은 끝나지 않은 채 아직 수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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