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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장도리 살인사건


발자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남자와 그날 사라진 한 사람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족적

2016년 4월 30일 방송(1029회)

 


2008년 10월 20일 
광주 대인동의 한 식당


그곳에서 끔찍하게 살해된 식당 주인 강 씨

범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지역 내 과학수사요원들이 총동원되었습니다.
누군가 들어와 강씨를 죽인 건 맞지만, 무엇으로 죽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현장 감식 도중 뜻밖의 장소에서 의심스런 그 무엇이 발견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혈흔 검사를 한 결과, 역시나 짐작이 맞았습니다.

살인의 흔적은 미처 지우지 못했지만, 자신의 흔적만큼은 말끔히 지웠던 범인
그것은 곧 범인의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식당에 들어가 강씨를 살해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강 씨의 금반지와 금시계

그런데,


부검결과 범인은 강 씨의 머리를 여덟 번이나 가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품을 노린 단순강도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습니다.
당시 식당은 강도의 표적이 될만한 곳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반지와 시계 외에 범인은 식당에 있던 그 어떤 금품도 뒤지거나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건 범인이 살해도구로 식당 구석진 곳에 있던 장도리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베테랑 형사들의 예리한 촉으로도 도저히 풀 수 없었던 수수께끼.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08년 10월 20일 오전 10시
서울에서 강 씨의 딸이 보낸 택배 배달원이 식당 문이 잠겼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평소 새벽같이 일어나던 남편이 10시가 넘도록 식당문도 안열고 연락도 되지 않자,
서울에 있던 부인 송 씨는 걱정스런 마음에 이웃주민에게 식당을 찾아가 보라고 부탁을 합니다.

 

부탁을 받은 이웃주민이 식당에 도착한 건 10시 40분경, 문은 여전히 잠겨 있었습니다.

부인 송 씨의 부탁으로 잠긴 문을 비집고 들어간 이웃 주민
이웃 주민이 식당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강 씨


현장 감식 결과 강 씨는 살해 당시 혼자서 술을 마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 전날 밤 10시경 강 씨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이웃의 목격담과

부검 당시 강 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33%, 사망 전 마신 술의 양을 바탕으로 계산한 혈중알콜농도는
0.13%정도입니다. 


강 씨의 사망 추정 시각은 새벽 4시에서 5시사이


범인에 대한 단서는 오로지 현장에 남겨진 증거 뿐이지만, 지문과 DNA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발견된 또 다른 증거, 피 묻은 발자국

 

범인을 찾기 위해 시작된 족적에 대한 수사
애타게 찾던 그 신발이 발견된 곳은 한 대형 마트

 

사건이 발생 하기 전 이 지역 마트에서 그 제품을 산 사람은 모두 일곱 명
따라서 그 일곱 명만 조사를 하면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대형 마트에서 동일한 밑창을 가진 신발이 무려 4종류나 발견되었습니다.

네 종류의 신발이 팔리는 지점만 전국에 아흔 다섯 곳.
족적은 범행을 입증할 증거는 되어도 범인을 찾을 단서는 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범죄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을 조사한 경찰
총 18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사건 당시 행적을 조사했는데
유일하게 만나지 못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시 식당 위층 여인숙에서 6년을 머물렀다는 치약 장수


그런데 강 씨의 시신이 발견된 날, 그가 갑자기 사라졌던 겁니다.
실제로 그가 사라진 후 그에게 치약을 샀던 단골 손님들을 찾아 확인해 본 결과,

족적에 있는 그 신발의 문양과 같은 신발을 치약장수가 신고다녔던 것입니다.


치약 장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경찰,
그런데, 


아무도 몰랐던 치약 장수의 이름
게다가 치약을 팔 때에는 가명을 사용했던 치약 장수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홀연히 사라져버린 치약 장수.
하지만 급히 도주하느라 흘리고 간 결정적인 단서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치약을 대주던 판매상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는 혹시 치약장수의 정체를 알고 있을까?


그가 알고 있던 이름 역시, 여인숙 사장의 이름이었던 겁니다.
늘 은행을 통해 돈을 보냈다는 치약 장수.

경찰은 바로 공개수배를 했으나
신원 파악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후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은행 대부분이 입금전표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같은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을 확인한 결과,
은행 여직원과 치약 장수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겁니다.

7년만에 드디어 마주하게 된 유력한 용의자

하지만 치약장수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고 합니다.

현장에 남겨진 유일한 증거는 발자국
당시 현장에 남겨진 신발의 밑창 길이는 270~275mm 사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신발 치수는 어느 정도되는 것일까?


보다 정확한 차이를 알기 위해 직접 발자국을 찍어보았는데,
그 결과 무려 30mm정도의 차이가 났습니다.

270~275mm의 족정이라면 240~245mm 사이즈의 신발을 신었을 것

 

범행에 쓰이는 족적이 결국 무혐의의 증거로 남은 것입니다.

원점으로 돌아온 수사. 현장에는 또 다른 단서는 없었나?


유일했던 증거인 족적이 외부 화장실로 나가는 문 주변에서 발견된 만큼
당시 형사들은 범인이 이 곳으로 도주했을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문을 열고 나면 외부와 연결된 좁은 통로가 나오는데,
여기서 당시 바닥에 있던 에어컨 실외기를 딛고 담을 넘었을 거라는 겁니다.

담을 넘는 지점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장갑흔

 


식당쪽에 담을 넘으면 맞은 편에 또 다른 통로가 있습니다.
이쪽 벽에서는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피묻은 장갑 흔적이 세 개나 발견됩니다.


범인이 담을 넘어 온 이유는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범인은 그날 밤 식당 옆 빌라 쪽으로 들어와 문을 통해 안쪽으로 들어간 뒤 식당 쪽으로 담을 넘었고, 식당 쪽 통로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고 침입, 마루밑에 있던 흉기를 꺼내 자고 있던 식당주인을 살해한 뒤, 다시 그 경로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에 의하면 도주로의 위치나 특성을 보았을 때, 이 가게나 주변에 처음 와 본 사람의 경우에는 이 도주로를 통해서빠져나가기에는 쉽지 않은 형태라고 합니다. 범인이 식당에 있던 장도리를 사용한 것 역시 그가 면식범일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5년전, 계단에서 굴러 뇌수술을 받은 이후 성격이 다소 변했다고 하는 강 씨
밤마다 동네 사람들과 식당에서 화투를 쳤었다는 강 씨.
뇌수술이후 괴팍해진 성격이 화투판에서도 사람들에게 불편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어쩌면 범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범인이 시계와 반지를 훔쳐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피해자를 살해하고 보니 반지와 시계가 보였기 때문에 가져간거라는 의견과 그러한 범죄로 보이기 위한 일부러 한 행동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 시계와 반지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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