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3 <원 아이드 잭>을 보고
원 아이드 잭이란 포커의 카드 중에 스페이스 잭(Jack)과 하트 잭(Jack)을 뜻한다.
이 두 카드는 모두 잭의 눈이 하나만 있다. 한 개의 눈을 가진 잭인 것이다.
타짜3 원 아이드 잭 은 포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짝귀의 아들인 도일출이며, 그가 살벌한 도박판을 돌아다니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타짜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긴 편(篇, volume)인데(여기서부터 잠시 만화책 이야기) 바둑이, 하이로우 등 상당히 많은 종류의 포커게임이 나온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대학생 도일출(만화에서는 뚱뚱한 남자로 나옴)은 포커 하나만은 자신 있어 했지만, 킹카 허영도의 눈에 거슬려 사기도박에 넘어가 사채 빚을 지게 된다. 빚을 갚지 못해 죽을 위기에서 도일출은 해결사인 포우에게 영혼을 팔고 도박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데.. 황두나, 이현지, 도일출, 포우 이 4명의 얽히고 설킨 애증이 작품의 전체적인 내용이며, 시리즈 중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장 가볍고 개그성도 짙다. 타짜3 <원 아이드 잭>에서도 이 점을 십분 살려 개그적이고 가벼운 느낌을 많이 주었다.
극 중 도일출의 역할을 맡았던 박정민의 연기는 오그라드는 장면도 몇몇 있었으나 박정민은 젊은 청년의 역할은 항상 준수하게 해왔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나 주인공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1편인 타짜1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꼭 비교해야 되는건 아닌데..), 타짜1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이어받으려는 흔적을 영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타짜2 : <신의 손>이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였다면 타짜3는 다시 1편의 차분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가져왔다는 느낌이 든다. 스토리 구성이라든지 연출에 있어 딱히 눈에 띌 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고, 단지 타짜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폭력적인 장면들이 점점 고어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런닝맨의 밝은 이광수가 말그대로 다리가 썰려나가는 장면은 고어영화를 연상케 할만큼 잔혹한 장면임에 틀림없었다. 조금 더 자극적인 장면이 나와야 흥행이 보장된다는 것을 영화감독이 믿고 있는 것처럼 타짜 시리즈는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수록 폭력적인 장면의 수위가 올라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보기에 딱 적당한 영화인 것 같다. 또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 류승범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류승범이 나오는 영화는 거진 다 재밌게 봐서 그런지 평작수준의 영화에 등장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만족한달까.
그런데 포커게임을 다루는 영화치고는 포커의 트릭이라든지 포커라는 게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장면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포커는 단지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코레이션에 가까울 정도로 포커에 대해 설명하거나 보여주는 장면이 전무하다시피하다.
타짜1과 타짜2의 주인공과 대비되는 강한 인물이 타짜3에서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가 없다. 윤제문의 존재감을 볼 수 있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배우 윤제문은 생활연기가 강한 배우라 이런 캐릭터를 살리는 영화에는 좀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솔직히 애꾸는 허세만 잡다가 죽고, 일출이는 앳된 소년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고, 여러모로 타짜1의 고니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캐릭터는 없었던게 사실이다.
타짜4 : 벨제붑의 노래도 제작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번엔 또 어떤 모습의 타짜 시리즈를 스크린에서 보여줄지 상당히 궁금하다.
타짜3 원 아이드 잭은 류승범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상당히 희소식이 되는 영화이고, 넷플릭스에서 부담없이 즐길 만한 타짜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부담될 정도로 고어한 장면과 너무 어두우려고 노력하는 연출은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마지막 부분의 통수치는 장면은 통쾌하기 그지 없었다.)
타짜4를 기다리며, 짧은 감상을 마치려 한다.
고고70, 뮤지컬 배우 조승우의 노래실력을 알려준 영화 (0) | 2020.11.19 |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0) | 2020.11.06 |
개구쟁이 스머프를 아시나요? (0) | 2020.10.27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추천 (0) | 2020.10.21 |
외국 영화 추천 (2019년 개봉작) (0) | 2020.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