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70, 뮤지컬 배우 조승우의 노래실력을 알려준 영화

 

 

 

고고70,  뮤지컬 배우 조승우의 노래실력을 알려준 영화

 

1970년대는 우리네 가수들이 미군기지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던 시절이었다. 경북 왜관의 기지촌도 그러한 곳 중 하나였는데, 그 곳에서 보컬로 활동하던 상규(조승우 분)는 어느 날 흑인음악을 연주하는 또 다른 밴드의 음악에 자극을 받고 그들과 함께 그룹을 결성하게 된다.

 

그들이 의기투합하여 밴드로 활동하던 중, 상규에게 입영통지서가 날아오는데, 싱숭생숭하는 상규(조승우 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밴드에서 잡일을 도맡아 하던 미미(신민아 분)가 서울에서 밴드 경연대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상규에게 하면서 밴드의 서울행이 결정된다.

 

 

서울의 밴드 경연대회에서 당시로서는 신선했던 흑인음악을 들고 출전한 데블스(밴드이름)는 운이 좋았는지 장려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대회 주최자였던 팝 칼럼니스트 이병욱(이성민 분)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거의 무일푼으로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에 금새 돈은 바닥이 나고, 어느 곳에도 도움받을 곳이 없어서 마지못해 밴드 경연대회에서 만났던 팝 칼럼니스트 이병욱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즈음에 나이트 클럽에서 불이나는 사건이 생기면서 클럽운영이 정지되는 일이 벌어진다.(군부독재 시절의 이른바 예술계 탄압으로 알려진 일들 중 하나) 밤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생계를 꾸려나가려던 상규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병욱이 제안한 건전가요 녹음 연주에 참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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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고70>은 군부독재 시절 문화계에 대한 탄압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당시 군사정권은 경제발전이라는 모토 아래 예술활동에 대한 제재를 심하게 가했는데, 연예인 대마초 사건으로 한국 록 음악의 계보가 거의 끊기다시피 할 정도였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 대중 음악이 10년이상 후퇴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주연을 맡았던 배우 조승우의 경우에는 워낙에 뮤지컬에서 그의 뛰어난 보컬실력을 인정받고 있었고, 섹소폰을 맡은 홍광호 역시 뮤지컬에서 알아주는 가수이고, 기타를 맡은 김민규는 록그룹 노브레인의 기타리스트이며 손경호는 원더버드라는 록그룹의 드러머입니다. 트럼펫을 맡은 최민철 역시 성악을 전공한 뮤지컬 배우인데요, 소재도 소재이며, 영화 내내 이들의 연주를 보여주기 때문에 실제로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배우로 섭외한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는 어색한 연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요, 연기경험이 전무한 노브레인의 기타리스트 김민규와 드러머 손경호의 모습에서 그 부분을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행히(?) 대배우인 조승우의 연기력으로 인해 부족한 주변 출연자들의 연기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는데요, 스토리보다는 아무래도 음악을 보여주려고 한 영화이기에 비중이 크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은 사실상 영화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승우의 보컬을 들으면서 역시 배우 조승우는 노래를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시대상을 잘 묘사한 영화 전반적인 장면들은 색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실 군사독재 시절은 사실상 예술의 암흑기였기에 영화를 통해서 그 시절을 돌아보고 또한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은 옛 추억에 잠기게 되고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 그 때는 그랬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 동안 데블스가 연주했던 노래들이 머릿 속에서 떠오르게 되는 영화 고고7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