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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흔적 없는 방문객, 필리핀 1604호 밀실 살인 사건

 

굳게 닫힌 1604호 안
차갑게 식은 채 발견된 한 여인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진 살인범은 누구인가?


2012년 6월 28일 마닐라 G타워 1604호
문이 열렸을 때, 1604호에는 한 여인의 차가운 주검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학원을 준비중이던 故 유아라(가명, 당시 32세)


선풍기와 TV가 켜진 집 안
담요가 머리까지 덮여있던 피해자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 누군가 그녀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겁니다.
저항한 흔적도 거의 없었습니다.

끔찍한 살인이 일어났다기엔  집 안의 풍경과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도 일상적이었습니다.

 

 


화장품 뚜껑들이 열려있었습니다.

화장실 세면대의 물도 미처 잠그지 못했습니다.


범행 추정 시간
2012년 6월 27일 09:30~10:30

 

평범한 아침을 파괴한 방문자는 누구였을까?

 

증거와 정황상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는데

피해자가 살았던 필리핀 마닐라의 G타워.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완벽한 보안 시스템인 G타워 곳곳에 총기를 소지한 사설 보안 업체 직원, 가드들이 있습니다.


제작직은 이 건물에 살고 있는 교민의 도움을 받아 건물 내부로 들어가봤습니다.

입주민의 승인 없이는 들어갈 수조차 없었는데 출입카드를 찍으면 가고자 하는 층을 누를 수 있습니다. 허락된 단 한 층만 갈 수 있습니다. CCTV가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피해 비상계단을 이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쪽에서는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입주민 조차도 이동이 제한된 보안 시스템을 외부인이 뚫고 침입하기는 어려운만큼, 범인은 그녀가 방문을 허락한 사람일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 날의 방문자는 아라씨와 동행했거나 그녀의 허락을 받은 후에 1604호로 올 수 있었을 겁니다. 16층으로 가는 길은 엘리베이터뿐. 모든 것은 CCTV안에 담겨있을 겁니다.

 


그녀가 보입니다. 6월 26일 저녁 퇴근을 하는 그녀의 손엔 좋아하는 브랜드의 커피가 있습니다.
안색도 나빠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보인것은 이틀이나 지난 후였습니다. 싸늘한 주검이 된 채로 말입니다.


6월 26일 오전 출근.
6월 26일 저녁 퇴근.


그리고 6월 28일 마지막 모습까지 그녀의 모습이 담긴 건 단 세 차례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그녀 혼자였습니다. 동행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방문자는 혼자서 1604호를 찾아왔단 뜻이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 1604호를 방문한 기록은 전혀 없었는데,

취재 도중 제작진은 아라 씨와 거래를 한 적이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녀가 출입카드를 추가로 한 장 더 만들었다는 사실.


사라진 출입카드는 누구의 것이었을까?


1604호로 향하는 또다른 출입증을 가지고 있던 J

언제든 1604호로 올 수 있던 그가 범인일까?

그녀가 스스럼 없이 문을 열어줄 만한 지인은 연인과 친구 동료들까지 10여명정도입니다.
이 가운데에 CCTV에 담긴 사람이 있을까?

J를 포함, 피해자 지인들이 있는지 수차례 확인해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 역시 아라씨의 지인과 동일인물이 CCTV 기록안에 없다는 분석결과를 내놨습니다.
모든 것이 담겨있을 거라 믿었던 CCTV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방문자의 흔적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1604호는 CCTV안에 갇혀버린 밀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중요한 무언가를 지나쳐 버린 건 아닐까?


16층으로 오고 간 흔적이 없다고 해도
아라씨를 살해한 범인이 16층에 있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16층에서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이 있다는 겁니다. 
필리핀 한국 대사관으로 걸려온 전화.
어떤 내용이었을까?


그의 제보를 토대로 다시 CCTV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아라씨의 지인은 없었습니다. 수상한 움직임 또한 없었습니다.

좀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폴리스 라인이 쳐진 전 날밤, 그러니까 27일에서 28일이 되는 자정에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건데, 아라씨는 화장을 하던 중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범행추정시간 2012년 6월 27일 09:40~10:30

이웃집 남자가 들었다는 소리는 사망 후 들린 비명소리가 됩니다. 시간을 착각한 걸까? 그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2개월후 1605호를 떠난 남자

그와 나눈 이야기 중 사실확인이 필요한 부분만 일부 인용해보겠습니다.
가장 궁금한 건 비명소리를 들은 정확한 시각이 언제였나는 겁니다.

"대충 생각해봤을 때 제가 책상에 앉아있을 때 소리를 들었습니다.
앉아있었던 시간은 아마 11시나 1시쯤이었을 겁니다."

26일 밤을 착각한 것이 아닐까요?

"퇴근을 하고 11시쯤 들어갔는데 폴리스 라인이 처져있는 걸 보고 무슨 일이 있구나 하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전날 밤 들린 소리가 생각이 난 겁니다."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했지만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작진이 확인할수 있었던 건 폴리스라인이 처졌있던 28일 출퇴근했다는 1605호 남자가 CCTV에 보이지 않았단 것 뿐이었습니다.


한정된 범행 현장 
'1604호'


분명히 존재하는
'그 날의 범인'

 


사라진 출입카드
2일간의 CCTV 영상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 속
이대로 범인을 보내야 할까?

 

6월 27일. 그 날 아침의 진실은 아직 1604호 밀실 안에 갇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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