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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감상 < 세계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다룬 드라마 > 

 

 

 원전사고로 악명높았던 체르노빌이 관광지로 거듭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이 지역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휴대폰 수신 상태를 개선하겠다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체르노빌 원전 반경 30km 지역 '소개 구역'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소개 구역 내 사진 금지나 다른 제한 조치도 해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0년부터 유럽연합과 서방 국가의 지원을 받아 기존 콘크리트 방호벽 위에 추가 철제 방호덮개를 설치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대통령이 체르노빌 관광사업 계획을 밝힌 날, 철제 방호 덮개는 가동에 들어갔다. 체르노빌이 관광지로 부각된데는 미드 체르노빌의 영향이 컸다. 체르노빌은 2019년 5월 방송한 미국 유료 방송 채널인 HBO의 작품인데, 방영 당시 '왕좌의 게임'을 제치고 HBO 드라마 시청률 신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에서는 같은 해 8월 14일에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를 통해 공개되었다.

 

 

 드라마 내내 어두운 분위기가 감돈다. 마지막 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방사선 수치가 높으면 사람이나 동물에게 아주 위험하기 때문에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나를 계속 불안하게 만들었다.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과 거기에서 오는 공포가 있다. 보이지 않는 물질에 의해 내가 생명을 잃거나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지울 수 없는 공포로 다가왔다. 방사능이나 핵폭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2차대전 말기 일본에 투하되었던 핵폭탄이 떠오른다. 핵폭탄의 위력은 결사항전을 각오한 일본이 연이은 핵폭탄 투하에 무조건 항복을 했을 정도로 강했다.

 

 

 핵폭탄 투하만큼 사망자가 많거나 도시가 황폐화 되지는 않았으나, 핵발전소 사고로는 인류 최악의 사고로 기록돼 있는 것이 바로 체르노빌 원전사고이다. 체르노빌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Kiev)시 북쪽에 있는 도시이다. 지도에서 보면 그 곳은 구 소련의 거의 가장 서쪽에 치우쳐 있는 지역이다. 물줄기가 흐르는 한 가운에 위치한 도시라 밀 생산량이 많아 우크라이나의 곡창 지대로 불린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9,000명 최대 11만 5000명 혹은 그 이상까지도 추산되고 있다. 체르노빌은 영구 폐쇄되었고 주민 9만명은 강제 이주하였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레가소프는 구 소련 정부의 반대쪽에 서서 사고의 진실을 보며 사건을 해결하려 노력한다. 반면, 구 소련의 수뇌부는 이 일을 은폐하고 덮으려 애쓴다. 진실을 마주하고 그것에 대응하려는 사람들과 그것을 막아보려는 정부가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이 드라마에 담겨져 있다. 체르노빌 사고에 대해서 많이는 들어봤지만, 실제로 당시에 그 곳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났고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그것에 대처했는지에 대해서 아는바가 전혀없었기 때문에, 드라마가 보여주는 사건 당시의 생생한 묘사를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응원을 하기도 했다. 거대한 소련 정부에 비하면 미약한 개인이지만,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있다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방사능은 바람을 타고 국경을 넘어 유럽 다른 나라에까지 퍼지게 되고 사고는 언제까지나 은폐될 수 없었다. 그러나 소련정부에게는 사고의 진실은 여전히 묻혀져야만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지역은 1986년 사고 당시 소련연방의 일부였다. 소련은 미국과 냉전중이었고 과학기술과 군사기술 등 여러가지 방면에서 미국과 경쟁구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원자력 사고가 자신들의 기술력 부족이나 실수로 벌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소련 연방 전체의 신뢰도가 무너지고 국가의 위상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는 뻔한 일이었다. 체재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었다. 때문에 소련 정부는 사고 사실을 덮으려고 했던 것이다. 국가의 위상을 위하여 사고가 은폐되고 사고의 재발 가능성을 무시하는 비합리적인 일이 당시 소련에서는 벌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사고현장을 수습하기 위해서 힘을 다했다. 방사능에 대한 위험을 알았든지 알지 못했든지간에 그들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애썼고, 덕분에 사고는 더 커지지 않고 총 면적 5만 ㎢만 방사물질로 오염된 채 일단락되었다. 사고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는 사고 원전 바로 옆에 세워져 있다.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 희생자 추모비

 

 

이 드라마의 감독인 요한 렌크는 어린 시절 스톡홀름까지 도달한 방사능 낙진을 경험했다. 3년 동안 드라마의 작가 크레이그 메이진이 소련 정부 문서들을 수집하고 관련자들을 인터뷰 해 쓴 각본을 바탕으로, 그는 촬영전 까지 체르노빌 사고를 다룬 책과 다큐멘터리를 닥치는 대로 찾아보았다고 한다. 재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파는 철저히 배제했다. 드라마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체르노빌'은 당시 사고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23567107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48946353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915/97411419/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697376&cid=51736&categoryId=5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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